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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동백중학교 학부모독서모임 활동_7
작성자
조영아
등록일
Mar 2, 2017
조회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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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임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에코

 

정미경 회원님의 독서후기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움베르토 에고의 “장미의 이름”에서 노인이 된 예전의 꽃미남 아드소 수도사가 오래 전 한 수도원에서의 사건을 들려주고는 맨 마지막으로 내뱉는 문장이다. 튜울립, 백합, 카네이션... 많은 꽃 중에서 왜 하필 장미였을까? 잠시 다른 꽃들과 비교해보니, 모습과 향기, 색감등 어느 면에서도 장미를 따라올 꽃이 없을 듯싶다. 그래서 잉글랜드의 대표귀족인 랭커스터가와 요크가의 왕권다툼 발발이 각각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문장으로 쓴 덕에 장미전쟁이라 불린데서 제목이 기원되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덖여진다. ‘맞아 장미는 참 고급진 꽃이지...’ 그런데, 그 수도원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14세기 중세의 수도원. 황제와 교황의 세력 다툼 속에서 화합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지정된 수도원에서 의문의 수도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수도원장은 전직 이단 심문관이었던 윌리엄수도사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수도사이면서도 자연과학과 기호학에 명석한 윌리엄 수도사는 사건의 근원지가 수도원의 자랑거리인 장서관과 관계있음을 알고 캐내어 간다.

첫 사망자가 자살로 추정된 후, 추가 살인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데... 과연 살인사건의 배후는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성스러운 수도원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지 추리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결국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단 심문관의 등장으로 이단과 마녀로 판정된 자들이 끌려간 후 마치 사건이 종결되는 듯 보일 때, 뒤늦게 암호를 파악하여 미로 같은 장서관 밀실 진입에 성공한 윌리엄 수도사와 그의 젊은 제자 아드소는 사건의 모든 단서를 쥔 범인과 마주치게 되는데...

지적 탐구의 욕구가 지나쳐 동성애를 허락한 후 죄의식을 느껴 자살한 아델모. 아델모와 그의 환심을 사려고 장서관의 금서를 흘려주는 과정에서 우연히 듣게 되어, 몰래 금서를 빼돌려 읽다가 독극물 중독으로 두 번째로 죽게 된 베난티오. 베난티오의 죽음으로 자신에게 불리해질 것을 염려한 베렝가리오는 세 번째 죽음을 맞이하고, 이 모든 사건의 단초를 알게 되어 윌리엄 수도사에게 도움을 주려다 천구의로 살해당한 본초학자 세베리노. 역시 금서를 몰래 읽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사서관 말리키아. 복잡한 장서관의 밀실에 갇혀 압사 당하게 된 수도원장. 그들의 죽음은 무엇과 연관되어 있을까?

이렇듯 소설 속에서는 경건의 표상인 수도원안에서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스러운 지적 욕구에 대한 갈망, 혹은 자신의 가치관을 견고히 지키거나 입증하려 각양 각색의 장미를 차지하기 위한 많은 이들의 장미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간과한 것은 무엇일까? 터키 속담에 “장미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 가시도 감내한다.”는 말처럼 지나친 욕심과 자만이 화려한 장미꽃 아래 감춰진 날카로운 가시는 아니었을까?

“그래, 잘 들어 둬. 당신은 속았어. 악마라고 하는 것은 물질로 되어 있는 권능이 아니야.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이런 게 바로 악마야! 악마는 그가 가고 있는 곳을 알고 있고, 움직이면서 언젠가 그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음험하지. 따라서 영감이 바로 악마야! 봐라, 영감은 악마답게 이렇게 어둠 속에서 살고 있지 않아! 영감이 나를 설득하려 했다면 그건 실패로 끝났어. 나는 당신이 싫어. 당신 같은 인간이 싫어...”(848)

윌리엄 수도사의 외침에 독으로 일그러진 채 가장 혐오스러운 얼굴로 웃고 있는 범인의 모습은 정말 악마의 얼굴과 같았을 것이다. 결국 지키려던 모든 것.. 오래된 각종 보물과 사람들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로 사라지고 만다. 아... 이 얼마나 허무한가?

도서관에서 여러 차례 대출과 반납을 거듭하며 오랜 시간 수중에 가둬둔 채 누군가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지 않나 조바심을 내면서도 읽는 속도가 매우 더딘 책이었다. 그래서 얕은 역사적 지식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역시 친절하게 그 복잡한 세계사의 한 단면을 소개해주신 회원님들 덕분에 저 또한 많이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언제 날잡아서 김은희 회원님의 역사강의 한번 추진해봅시당~~^^

<코미디> 즉 <희극>이라는 말은 ‘시골마을’komai라는 말에서 비롯됩니다. 말하자면 희극이라는 것은 시골 마을에서 식사나 잔치 뒤에 절어지는 흥겨운 여흥극인 것이지요. 희극이란 유명한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천하고 어리석으나 사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희극의 주인공은 죽는 일이 없지요. 희극은 보통 사람의 모자라는 면이나 악덕을 왜곡시켜 보여 줌으로써 우스꽝스러운 효과를 연출하지요. 여기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웃음을, 교육적 가치가 있는, 선을 지향하는 힘으로 봅니다.

그런데 희극으로 하는 것은 실상이 아닌 것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기지 넘치는 수수께기와 예기치 못하던 비유를 통해 실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검증하게 하고, <아하, 실상은 이러한 것인데 나는 모르고 있었구나>하고 감탄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실재보다 못한, 우리가 실재라고 믿던 것보다 열등한 인간과 세계를 그림으로써, 성인의 삶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서사시보다, 비극보다 더 열등한 것을 그림으로써 진리에 도달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839)

오늘 모임의 가장 기발한 발견은 “내가 그럴 줄 알고~~~”의 개그프로의 한 장면이 연상된 게 아니었나 싶네요. 덕분에 실컷 깔깔 거렸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장미를 꺾어 내 손에 움켜쥐기보다는 살짝 떨어져서 모두가 함께 음미하며 기분 좋은 미소를 날리는 우리가 되는 것~ 그게 장미를 소유하는 방법이 아닌가... 살짝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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